전남대의 인기 교양 과목 '연애의 첫 단추' - 데이트와 학문의 만남
광주광역시 전남대캠퍼스에서 진행되는 독특한 교양 과목 '연애의 첫 단추'가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전남대학교 한 강의실에서는 3학점짜리 교양 과목인 '연애의 첫 단추' 수업이 열렸습니다.
수업 시작 10분 전부터 강의실은 수강생 84명으로 꽉 찼습니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데이트 결과 발표'였습니다.
총 여섯 커플의 학생들이 학기 동안 데이트를 한 후 소감 등을 발표했습니다.
데이트 경험 공유와 진짜 커플의 탄생
커플은 학기 초 제비뽑기로 정해졌습니다.
수강생 84명 중 남학생은 40명, 여학생은 44명이었습니다.
남학생이 부족해 여학생 4명은 동성끼리 데이트를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학기 중 세 번의 데이트를 했으며, 만난 장소는 캠퍼스, 카페, 놀이공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다양한 장소였습니다.
강의를 담당한 한의숭 교수는 "학생들이 많은 돈을 쓰지 않고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곳을 권했다"고 말했습니다.
발표에 나선 학생들은 데이트하면서 손편지도 주고받고, 은반지 커플링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MBTI 성격 테스트 결과도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한 커플은 발표 중 "여기서 잠깐! 고백할 게 있습니다"라며 "우리는 진짜 커플이 됐습니다"라고 알렸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손뼉을 치며 축하했습니다.
또 다른 커플은 "데이트 조 뽑기를 할 때는 대학 합격자 발표 때보다 더 떨렸다"라며 "대학 와서 처음으로 이성과 벚꽃 구경을 한 것은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학생 아이디어로 탄생한 특별한 과목
전남대학교는 지난해 2학기에 이 과목을 개설했습니다.
대학 측은 교양 과목 개발 공모전을 통해 강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대학 관계자는 "건강한 남녀 관계나 인간관계 등을 학생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과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학생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인문학연구원 교수들이 강의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한의숭 교수는 "과목 이름도 학생 아이디어"라고 했습니다.
대학 관계자는 "남녀가 데이트하는 수업은 전국에서 '연애의 첫 단추' 과목이 유일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강좌는 연애와 혼전 동거, 데이트 폭력 등 다양한 남녀 관계 관련 주제를 다룹니다.
가스라이팅과 같은 사회적 문제도 조별 발표 등으로 해법을 모색합니다.
학생들은 "타인을 대하는 방법, 새로운 사람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목은 토론과 조별 발표로만 학점을 부여하며 별도 중간·기말고사는 없습니다.
인기 과목 '연애의 첫 단추', 수강 신청 열기
학교 측에 따르면 '연애의 첫 단추'는 전남대에서 인기 과목으로 꼽힙니다.
대학 관계자는 "강의 성격과 내용이 특이한 데다 시험도 보지 않아서 수백 명이 수강을 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데이트할 기회를 얻고 싶어 수강한 학생도 있다고 합니다.
강의가 인기를 끌자 전남 지역 다른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한 학생도 있습니다.
박정준(23, 순천대 2학년) 씨는 "연애를 하며 감정적 교류를 하는 경험을 하고 싶어 수강을 신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은 "연애와 데이트, 사회 문제를 다룬 토론을 통해 경험도 하고 지식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1학년 양희수(19) 양은 "남만 바라보고 평가하다가 나 자신도 되돌아보게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음 학기 새로운 교양 과목 개설 예정
정미라 인문학연구원장은 "'연애의 첫 단추' 인기에 힘입어 다음 학기에는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또 다른 교양 과목을 개설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다양한 과목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남대의 '연애의 첫 단추' 수업은 학생들에게 연애와 인간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동시에, 실제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과목은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